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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민

발렌타인?




콘서트 4일 전,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기 앞서 우리에게 짧게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오랫만에 비워진 아침스케줄에 간만에 푹 깊은잠에 취한 나는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을때쯤 잠을 깼다. 끄아아 기지개를 키고 몇번 뒤척이다 힘겹게 눈을 떠 핸드폰을 찾아 메신저를 열었다. 멤버들은 벌써 귀한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진 모양이었다. 나 또한 시간이 되는 친구 몇명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놓기는 한 상태였다. 아 약속이고 나발이고 더 자버릴까 하며 한참을 배게에 얼굴을 파묻다가 일어나야 겠다는 생각에 벌떡 고개를 들었다. 으으...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아마 잠들어버릴꺼야 하며 화장실로 곧장달려가 씻기시작했다. 준비가 거의 다 됐을때쯤 친구들에게서 만날 장소가 보내져 왔다. 그때 유일하게 방에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않는 지민이 형을 발견했다. 어 아무도 없는 줄알았는데..




"형 어디 안나가요?"

"어? 어 그냥 쉴래 넌 어디가냐"
"친구 만나기로 했어요."
"그래 잘놀다와"




뭔가 반응이 시큰둥한게 기분안좋은일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런표정의 지민이형은 왠지 살짝 무서워서 말을 걸기위해 떼어졌던 입술이 아무런 소리도 내지못하고 다시 닫혔다. 이건 말을 걸어야하는 상황인걸까 그냥 다무는게 나은 상황인걸까 도무지 모르겠지만 모르겠을때는 다무는게 나을것이라는 판단에 괜히 죄진사람처럼 살금살금 숙소를 나왔다.






나와서 친구들과 조금 수다를 떨다가 아무래도 숙소에 기분이 좋지않은 지민이형을 혼자 두고 나온것이 계속 신경쓰였다. 기분이 나쁜것이었는지 그냥 무표정이었던 것인지부터 헷갈리긴했지만 오랫만에 주어진 자유시간에 아무 계획 없어보이는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 야 술마실래? "
" 안돼 무슨 술이야.. "
" 뭐야 그럼 만난 의미가 없잖아 "
" 아 술 "

지민이형 술마시면 기분 좋아 질텐데




계속 신경이 쓰여 버려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친구들과 조금 일찍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다.

" 나 이제 간다 "
" 벌써??? "

친구들은 어이가 없다는듯 붙잡았지만 죄짓고는 못사는 전정국은 아무래도 그 표정의 지민이형을 혼자 두고나온 자신을 용서할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만난지 2시간만에 자리를 뜨려는 정국을보고 질린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그중 한친구가 가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 야 이거 가져가 "


단호한 정국의 표정에 붙잡는걸 포기한 친구는 웬 초콜릿 한상자를 건냈다. 굉장히 고급스러운 초콜릿포장이 초콜릿이 맞나 의심하게 만들었다.

" 뭐냐 이건 "

" 초콜릿. 발렌타인 데이잖아 여자친구가 줬는데 안에 위스키 들어 있는거야 나 이거 진짜 싫어하거든 너나 먹어라 "

" 쓰레기네 "

" 니가 더 "

잘먹을께 짧게 고마움을 표하고 친구들과 헤어졌다. 술은 숙소에 조금 있으니까 안사가도 되겠지 하고 곧장 숙소로 향했다.





숙소 문을 열자 고요한게 지민이형은 다시 자려고 누운것 같았다. 아 괜한 걱정을 했나 후회하는 순간 방문을 열고 지민이 형이 눈을 비비며 나왔다.

" 뭐야... 왜이렇게 빨리 와? "

" 그냥 할일도 없어서 일찍 헤어졌어요. 어디 가봤자 피시방갈꺼같아서.."


지민은 납득이 가지않는 정국의 대답에 고개를 갸우뚱 하고 '하 참..' 바람소리를 내더니 '아무튼 유별나...' 하였다.


" 그건뭐야? "

" 아 이거 초콜릿인데 먹을래요? "


지민이형은 비몽사몽한 와중에 내손에 초콜릿을캐치했고 바닥에 주저앉아 초콜릿을 열어보며 구경하기 시작했다.

" 아 이거 그거네 "

" 네 술들어가있데요. "

지민은 잘 포장되어 있는 초콜릿하나를 까서 킁킁 코에 가져가 냄새를 한번 맡아보고는 아그작 반토막을 내어 깨물었다.


" 오오오 야 이거봐봐 "

지민을 한입 깨문 초콜릿안에 위스키를 보여주면서 신기한듯 연신 감탄했다.

" 맛 어때요? "

" 완전 좋은데? "

지민은 다른 초콜릿을 하나를 조그만한 손으로 야무지게 까서 정국에게 건냈다. 친구가 맛 없댔는데.. 정국은 망설이다가 아무렴 초콜릿인데 뭐가 들어도 맛있겠지 하고 한입에 넣어 우적우적 씹었다. 터져나오는 위스키냄새에 눈을 찡그리며 빠르게 씹던 입을 느릿느릿 멈췄다.

" 웩.. "

" 왜? 괜찮은데? "

"제 취향은 아니네요... "

" 그럼 내가 다 먹어야지 "

" 근데 먹다보니까 괜찮은거 같기도..? "

지민은 내가 다먹을꺼야! 하며 초콜릿 상자를 사수하다 이내 정국에게 한두개 꺼내 주었다. 멍하니 아무런 생각없이 고요한 숙소에 초콜릿먹는 소리만 쩝쩝 울려 퍼졌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거실바닥에서 쩝쩝거리며 초콜릿을 씹어먹다가 지민은 아차 하며 저기 아디론가 날아갈뻔한 정신줄을 붙잡았다.

" 조금 있으면 콘서튼데... "

아무래도 콘서트와 활동이 다가오면서 몸관리에 부쩍 신경쓰고 있던 중이었는데 술이 들어간 초콜릿은 먹어선 안될 간식이긴 했다.

" 진짜 맛없는데 자꾸 먹게 되네 "

정국도 뭔가 홀린듯 초콜릿 먹기에만 집중하고 있던 자신이 느껴져서 제정신을 차리고 지민과함께 저 요물같은 초콜릿 상자를 노려봤다.


" 야 그래도 술이라고 좀 기분좋아지는데? "
" 도수는 별로 안높아요 "

초콜릿을 냉동실에 넣으면서 쩝 지민은 입맛을 다셨다. 도수는 굉장히 낮지만 이래먹으나 저래먹으나 분위기로 먹고 기분으로 취하는게 술인데 입맛만 돋우고 끝내버리기엔 뭔가 아쉬웠다. 정국은 지민이 아쉬워 하고있다는 걸 눈치 챘고 해선안될 제안을 해버렸다.


" 쪼오끔만 마실까요..? "

" 그럴까? 멤버들 오기 전까지만? "

" 금방오겠죠 뭐 "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둘은 순식간에 한마음이 되서 술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있던 소시지 몇개를 볶고 주전부리들을 상에 올려놓았다.

한잔두잔 기울이다보니 지민이형 목소리가 조금 커지기 시작했다.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나도 점점 기분이 좋아져 둘다 아무이유없이 깔깔깔 대기 시작했다. 금방올줄 알았던 멤버들도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 기분좋아져서 다행이예요."

" 어? "

" 아까 기분 안좋았잖아요 흐흐흫 "

취기에 웃음 제어 되지않았다. 아까 지민의 괜히 뭐가 맘에 안들어 보이던 뾰루퉁한 모습이 이제는 귀엽게만 느껴져서 실실실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꼭 이유는 말해주지않지만 엄마가 밉다고 뒤돌아 입이 쭉 나온 어린아이와 겹쳐보였다.


" 걱정돼서 와준거였어? "

" 당연하죠! 그 얼굴을 보고 어떻게 편히 놀아요. 신경쓰여 죽겠어서 그냥 들어왔어요. 진짜 너무 신경쓰여서...."

"...."


자꾸만 눈이 감겨서 지민이 형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는데 꽤나 감동한듯 지민이형의 웃음소리가 멈췄다. 근데 저건 설마.. 우는건가? 잘못봤나?

" ....너... 이씨 갑자기 이렇게 감동하게 만들고.. 너땜에 눈물나잖아 자식아 "

지민은 술기운에 감정이 조절이 안되기도 하고 특히나 가장 아끼는 동생이 자신을 걱정해준게 너무나 기특해서 눈에 수도꼭지가 터진듯 줄줄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뭐예요 형 왜 울어요... 왜 우냐구요... "

갑자기 예상못한 난감한 상황에 조금 정신을 차린 정국이 비틀거리며 화장실에 휴지를 뜯어왔다.

" 울라고 한말아닌데.. 왜 울고 그래요. 아까 웃어서 좋았는데... "

비긴노래 주인아니랄까봐 정국도 너무나 서럽게 우는 지민을 보고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울먹울먹 지민의 눈물을 닦아주는데 그러는 본인에게도 눈물닦아줄 사람이 필요해 보였다. 누가 이들에게 술을 주었는가... (;)

정국은 휴지로 지민의 얼굴을 수습하고 식탁 상황은 나몰라라 한후 지민을 어찌어찌 힘겹게 소파까지 끌고와 지민을 던져놓고 자신도 그위에 쓰러졌다. 몸이 천근만근한게 아까부터 앞도 잘안보이고 졸리고 나른해서 꼼짝도 할수가 없었다. 왜인지 술이 너무 잘들어가 아무생각없이 계속 들이켰는데 이정도 인사불성이 될줄은 몰랐다.


" 무거워어..."


깔려있던 지민이 괴로워 했지만 우느라 진정이 안되던 지민이형의 호흡이 진정되는거같기도 하고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기도 해서 그냥 그대로 지민이형을 끌어안고있었다.


" 좋네요.. "


지금 이자세보다 포근한 자세는 일평생 다시 찾을수없을꺼같아서 정국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와중에 지민은 술기운때문도 그렇지만 바로 귀옆에서 나른한 소리를 내는 정국에게 자극이 되어 버렸다.

" 으 .. 정국아 ... "
" 네... "
" 잠깐 잠깐만... "

지민은 정국을 밀어내야겠다는 생각이 격하게 들었지만 정국은 전혀 그럴생각이 없어보였다. 멍청하게 몸가누지 못할정도로 술을 먹고 동생에게 자극되버린 자신이 너무 쪽팔려서 어떻게 해서라도 이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이 그렇듯 벗어날수있는 방법은 없었다.

" 형 나 못움직여요.... 졸려 죽겠어요... "

" 알았으니까 말좀 하지마, 읏..."

이상한 소리를 내버린 지민은 민망함에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그탓에 몸도 더 불이 붙어버렸다.

" 흐아... "

" 형? "

정국은 뭔가 지민의 몸이 더 뜨거워 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이상한 소리가 나는것도 같아서 걱정되는마음에 고개를 들어 지민의 얼굴을 살폈다. 손을 올릴수도 없어서 꼼짝없이 상기된 자신의 얼굴이 그대로 정국에게 내보여 졌다. 지민은 눈을 꾸욱 감고 죽고만 싶었다.

" 야 나와... "
" 형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

이건 눈치를 밥말아먹었나 다행이기도 하면서 차라리 좀더 아픈척을 하면 일어날수 있겠다 싶은 지민은 몸을 일으키려 애썼다.

" 나 화장실 갈꺼야 "
" 형 섯어요? "

끄아아악 지민은 화들짝놀라서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불행히도 맞닿아있던 서로의 몸에서 그것의 존재를 숨기기는 불가능이었다. 정국은 조금 몸을 일으켰고 지민은 민망함에 얼굴을 가리고 다리를 오무렸다.

" 그니까 빨리 일어나라고 했잖아... 니가 귀에다가 자꾸 말하니깐 ..! 술도 많이 마셨고!! "

지민은 변명하기 바빴고 정국은 미안하기도 했지만 자신때문에 반응한 지민이 재밌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그래서 지민을 가두고 있는 팔을 거두지 않고 작은손으로 얼굴을 가린 지민을 내려다 보았다.

" 형 그럴수있어요 괜찮아요 생리현상이잖아요 "
" 위로하지 말아줄래... 빨리 나와 "
" 움직일수도 없으면서 "

정국은 사실 그런 지민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조금 자극을 받았다. 방금 그 지민이형의 모습을 보고 반응하지않는 사람은 고자가 아닐까 하는 자기합리화같은 생각도 했다. 정국은 아까 지민이 느끼던 귀쪽에 얼굴을 묻었다.

" 제가 금방 풀어드릴께요. "

" ...네...? "

정국은 지민의 예민한 귀를 자극하면서 셔츠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지민은 갑자기 무엇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 당황했고 아무래도 정국의 눈빛이 제정신이 아닌것을 봐서 어서 빨리 이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 생각했다. 술에 엄청나게 취해버린 정국은 전혀 다른 제2의 인격이 되어 버린것 같았다. 낯선 정국의 모습에 정국아? 정국아??? 하면서 다급하게 원래의 정국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국의 행동은 굉장히 능숙하고 빨랐다. 지민은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고 술에 취해버려서 몰려오는 자극을 본능에 따라 그냥 느끼기에 바빴다.

정국이 지민의 아래쪽에 손을 대자 지민은 몰아치는 흥분감에 정신을 차릴수없었다. 제정신이 아니게 되어버린 자신이 두려운마음에 정국의 손을 잡아 말렸다. 하지만 지민의 작은손은 빠르게 진행되는 정국의 큰손에 매달려있을뿐이었다.

" 아... 아... 정국아.. 으으응..!!"


정국은 지민이 야한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머릿속어딘가에 불이 확 붙는 기분이 들었고 다시한번 그리고 더 야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형... 지민이형.. "

" 정국아 으으

지민이 다시한번 자신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자 정국은 참을 수 없는 감정을 표출하듯 지민의 입술을 찾아 지민의 모든것을 빨아들이려는듯 숨가쁘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지민은 몰려오는 사정감을 참지못하고 결국 정국의 손에 분출해버렸다. 그와동시에 서로의 입도 떨어졌고 지민과 정국은 가쁜숨을 몰아쉬었다. 지민을 내려다보니 아직 가시지 않은 흥분감에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 몽롱하게 취해 초점이 없는 지민의 눈동자는 무대에서 가끔보았던 그 표정같았다. 그 모습은 정국에게 더한 자극이 되었고 아직 풀지못한 제것을 어서 풀고싶은 욕망에 휩싸였다.

" 형 괜찮아요? "
" 죽는줄알았어.."


" 안되는데..."
" ? "


" 전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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