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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민

시작은 언제나 리얼물 中





숙소에 돌아오니 역시 아무도 없었다.


생각보다 늦네... 하고 생각하는데 슈가형이 뒤에서 뭔가짤짤거리며 따라 들어왔다. 달각달각 비닐과 둔탁하게 무언가가 종이박스에 부딪히는 익숙한 소리... 어...?


" 웬 빼빼로.. "


" 팍팍 밀어줄께 자 받어 "


" 유치하게.. 이거 다 상술이예요 상술.. 도와주려는건지 놀리려는건지... "


" 오늘 애들 어디갔는줄알아? "


" 아니요. "


" 어쩜 이렇게 멤버들한테 관심이없는지.. 남준이랑 석진이는 본가에서 자고온댔고 호석이는 가족들이 서울올라오셨대서 가족들 숙소에 같이 있는대 "


" 아... 왜 저한텐 말을 안하죠? "


" 말했는데 못들은거아니야? 아니면 니가 맨날 들어도 안물안궁인 표정을 지어서 아예 말을 말은지도 "


" 제가 언제... 그럼 지민이 형은요? "


" 글쎄 걔는 나한테도 말안했던거 같다? 금방오지않을까? "


아침에 어디가는지 물어볼껄... 숙소엔 들어오겠지..? 왜인지 초조해져서 멍때리게 된다.


" 태형이 들어오면 작업실로 좀 부르고 "

" 네.. "

어? 그러면 지민이형이랑만 있겠네.. 슈가형을 쳐다보자 윙크를 찡긋하고는 나간다. 저 형 신났네... 주책이야 주책.. 게임을 하면서 빼빼로를 뜯었다. 빼빼로데이는 무슨 와그작 와그작 하나씩 씹어먹었다. 오랫만에 먹으니까맛있네 자주 사먹어야지 아 상술에 휘말렸다..
한참 게임을 하니 누가 왔다. 화들짝 놀라서 빼빼로가 보이면 안될물건인양 뒤로 숨겼다. 지민이형이랑 뷔형이 왔다. 둘이 같이오는걸보니 역시 95라인 대화합이 있었던듯하다. 몸뒤에 빼빼로가 바스락 거려 당황하는반면 내가 근데 왜 이걸 숨겼지..? 하는 생각이 든다.

" 정국! 밥은 먹었냐임마? 아주 숙소요정나셨어 "

" 진짜 집에만 있었나보네 자 오모리 "

지민이형은 잊지않고 아무렇게나 말했던 라면을 사와주었다. 고맙지만 이미 닭발을 먹어서 생각은 없다.


" 밥 먹었어요 슈가형이랑 "

" 아 윤기형 작업실에 있나? 저 형도 참 열심히사네.. "

" 아 뷔형오면 작업실에 오라고 하라던데 "

" 에이 안가도 돼 "


태평하게 바닥에 주저앉아 양말을 벗어던지는 뷔형이다. 정말 저 형은 통제불능인가.. 혼나는건 언제나 뒷전이고 일단 자기하고싶은데로 하고 본다.
윤기형에게 전화를 건다.

" 형 뷔형이 안가도 된다는데요? 아 알겠어요. 형 윤기형 숙소로 온대요. "


"알았어 나갈께.... "


바닥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 허겁지겁 양말을 다시신어 나간다. 씻을 준비를 하던 지민이형이 누가 나가는 소리에 빼꼼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묻는다.

" 엥 태형이 어디가? "

" 작업실 윤기형이 불러서요. "

" 부른다고 갈놈이 아닌데... 신기하다 무슨일있나? "

어...제가 꼰질러서요...
지민이형은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욕실에 들어갔다.

왜인지 남아있는 빼빼로를 먹는속도가 느려지다가 하나가 남았을때 건드리지 않는다. 게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온통 지민이형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서 심장이 두근댄다. 진짜 둘만 남았잖아 평소라면 방에 박혀 노래나 들었을텐데 오늘은 뭔가 기대하는 어린애처럼 가만히 빼빼로하나를 바라본다. 지민이 형이 나왔다.


" 형 "

" 어왜 "

" 빼빼로 드실래요? "

" 어? 빼빼로? 뭐야 너 누구한테 받았어? "

" 아뇨 그냥 생각나서 사봤어요 "

" 와 진짜 오랫만이다. 뭐야 다먹었는데? "

지민이형이 빈 비닐을 만지며 어이없어했다.

" 여기 하나있어요 "

" 야 남겨도 어떻게 그많은 빼빼로 중에 하나만 남기냐... "

시무룩해진 지민이형이 옆에 앉아 볼썽사납게 빈빼빼로 봉지냄새를 킁킁맡는다. 다시 시무룩한 형을 보니 강아지같아 웃음이 나온다. 방금샤워를 해 좋은냄새가 나는 지민이형 나는 형을 부르고 빼빼로를 입에 물었다.

" 아..!! 야 하나라도 줘 임마!! "

" 머거요 머글슈이쓰면 "

빼빼로를 물고 말을 해 발음이 뭉개지지만 지민이형이 어떤반응일까 너무 기대되었다.

" 됐다 너 다 먹어라 "

" 왜요 머거바요 초코쪼 나마능데? "

약올리듯 도발을 하자 역시 자극이 됬는지 얼굴을 붙잡아대는 형이다.

" 너 후회할줄알아 뽀뽀해도 난 모른다 "

" 그러등가 "

와그작 와그작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자존심이 쎈형은 물러설 기미를 안보이다가 정말 가만히 있는 나를 보고 멈칫 하고 3센치 가량 남았을때 얼굴에 손을 떼려 했다.
역시 항상 다가오는 듯하다가 멈추는건 형쪽이다. 이렇게 날 혼란스럽게 해놓고 언제나 어느선에서는 멈춰버리는 형이다. 나만 아픈 사랑. 윤기형은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듯하지만 난 왠지 지민이형이 밉상이다.
떨어지려는 손을 잡았다.
지민이형이 깜짝놀라 눈을 크게뜬다. 나는 눈을 감고 다가갔다. 서로 넘지않던 선을 그 선엔 지민이형이 더 가까웠지만 넘지않던 그 선을 내가 달려가 넘어버렸다.

빼빼로가 모두사라지고 두입술이 맞닿았다. 가슴에서 무언가 끌어오르는 느낌이다. 행복? 1위했을때를 맞먹는 벅차오름이다. 후회? 무언가 잘못했을때에 긴장감이다. 눈을 뜨기 두렵다. 두려움. 두려움인듯했다. 나는 입속에 빼빼로를 삼켰다. 지민이형도 꿀꺽 무언가 삼키는 느낌이 들었다. 더해도 되는걸까? 반응을 보기두려워 일단 저지르고 본다. 지민이형의 입을 열어본다. 역시열리지않는다. 상황파악이된 지민이형이 손을 놓으려한다. 아무말도 못하게 입을 꾹 눌렀다. 손도 놓아주지않았다. 그대로 형을 밀어붙여 소파위에 누웠다. 답답한듯 지민이형이 고개를 돌려 푸하 하고 숨을 뱉는다. 그때를 놓치지않고 형의 얼굴을 잡고 혀를 밀어넣었다. 벅차는 감정에 이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로지 본능에 따라 몸이 움직이는 기분이다. 형을 붙잡고 놓아주지않는다. 정말 참아왔던 모든것을 토해내듯이 형을 탐한다. 저항하던 형의 팔도 힘이 빠진듯 축늘어진다. 한손으로 형의 머리를 잡고 안손으로 형의 팔하나를 옆구리에 올려놓는다. 안아달라는 뜻이었다. 억지로 올려놓은 팔은 떨어져 다시 나를 밀어냈다. 불같던 키스도 끝났다. 드디어 눈을 뜨고 형을 바라봤다. 복잡한듯한 표정이다. 이내 형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 정국아 뭐하는거야 "

... 화가 나는 듯했다. 하지만 지민이형에 눈에 눈물이 맺히는걸보니 덜컥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 이러면 안되는거 잖아.. 너..."

" 울지마요 잘못했어요 "

".... "

" 안그럴께요 미안해요 형 "

형의 눈에서 계속 뿜어져나오는 눈물에 정말 큰 잘못을 한것만 같았다. 저 눈물을 어떻게 해서든 막고 싶었다. 울게 하려고 한 짓이 아닌데... 망연자실하게 누워있는 형을 다시 꼭 안았다.

" 미안해요... 울지마요 형... "


누구보다 팀을 소중하는 형이다. 나라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자신의 전부인듯 팀에 모든것을 쏟아붓는 형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져버리는 팀을 떠올린것일까 너무나 슬픈표정을 짓는 형의 얼굴을 그만 보고싶었다.

" 다시는 안그럴께요.... "

계속 같은말을 중얼거리며 붙잡고 있는 나를 드디어 형이 안아주었다.

" 아니야 정국아 괜찮아... "

휴... 한숨을 쉰 형은 그만 일어나려 했지만 힘이 없는듯 일어나지못했다. 그런 형을 일으켜주자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괜찮다고 해주었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방금전까지의 온기가 너무 행복했는데 그에 반해 떠나간후에 한기는 이루말할수없이 서늘해 몸이 덜덜 떨릴지경이었다.





+)run 넘나 조은것 ㅠㅠㅠㅠ 대박나자 얘두라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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