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슙민

봄이 좋냐?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고 하던가


시험 준비로 정신없는와중에 기가 막힌 날씨는 계속되고있다.


따뜻한 햇살이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다르게 계속 내리쬐고있다. 꽃들이 조금만 더 조금만 있다가 떨어질께 하늘을 달래는듯 했다. 미친듯이 꽃놀이가 가고싶고 떨어지는 꽃잎들 아래서 맥주한캔이라도 마시고 싶건만 죄책감에 그럴수 없이 도서관에 박혀있다. 사실 그 조금 논다고 점수가 변하겠느냐만 포근한 날씨에 비해 시리게 비어있는 옆구리가 부끄러워 그럴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벌써 21번째 맞는 외로운봄, 요즘 노래 차트가 참맘에 든다. 확실히 요새 솔로가 많은가 보다... 그런데 주변은 왜 다 쌍쌍으로 붙어다니는 건지..





" 보고싶다 "





나도 모르게 밖으로 나와 버린 마음의 소리에 조금 당황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길 바라며 엎어져 폰을 보았다.

온통 벚꽃프로필사진 으로 가득찻다. 진짜 이쁘긴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고싶은 마음도 백번이해가 간다. 그게 왜 내가 될수없는지가 원통할뿐이지


보고 싶다의 주어가 꽃인지 너인지 

아마 너겠지 꽃같은 너겠지



멍청하고 미련하다. 몇년째 너를 멀리한 결과는 만년 솔로인생과 이제 관음조차 허락되지 못한 너의 근황 

직접물어볼 전화번호도 남지못했고 건너건너 소식을 건질 친구조차 남지못했다. 애써 적응된 고독은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다시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 이미 얼굴은 희미해졌는데 너의 이름석자는 아직도 머릿속 명당자리에 박혀 한번씩 읽어보고 무뎌지려 애쓰고 있다.


멍청하다 정말



나에게 다시 봄이 오리라는 건 기대도 하지않는다.

같은말로 니가 나에게 돌아오리라는건 기대도 바램도...






더이상 집중이 되지않아서 정리를 하고 일어섰다. 아... 날씨 더럽게 좋다 진짜

전생에 업보이려니 아니면 후에 올 행복이 너무큰나머지 평행을 맞추려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화만 수십가지

그덕에 얻게된 무력함과 무심함은 하고싶은 것도 없고 인생에 흥미를 잃은 나이에 맞지않게 속만 쭈글쭈글한 늙은이


입에 붙은 재미없어 하는말은 동기들을 질리게 했고 인간관계는 아주 안쓰러워졌다. 보통 이런 주인공에게 왜인지 모르게 딱붙어 먹여 살려주는 천사같은 친구가 하나쯤 있던거같은데 나에겐 정말 아무도 없다. 아 인생 진짜 좆같다! 신이 날 자살하게 만들고 싶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정도 인데 이쯤되면 뭔가 오기가 생겨 살아남게된다. 



너에게 적극적이었다면 어땠을까



또 쓸데없는 생각 



그만둬 제발 멍청아